2010년 2월 24일 수요일

몽골 전사와 영기(술드)


아시아 대륙 지방의 굽이치는 초원지대에서는 전사 겸 목자가 술데라고 부르는 영기(靈旗)를 들고 다니는 것이 수백 년의 전통이었다. 영기는 가장 훌륭한 종마의 말총을 창날 바로 아래 목어서 만들었다. 전사는 설영(設營)을 할 때마다 영원한 안내자인 영기를 입구 밖에 세워놓았다. 이 기는 전사의 정체를 밝히는 역할도 했다. 영기는 몽골인이 섬기는 ‘영원한 푸른 하늘’ 밑의 광대한 공간에서는 늘 나부꼈다. 초원에는 거의 언제나 바람이 불었고, 말총은 끊임없이 나부끼면서 바람과 하늘과 해의 힘을 붙들어, 이 힘을 자연으로부터 전사에게 옮겨주었다. 말총에 부는 바람은 전사의 꿈의 연감이 되었으며, 전사가 자신의 운명을 따르도록 격려했다. 바람에 나부끼고 꿈틀거리는 말총은 그 소유자에게 계속 앞으로 나아가자고 손짓했으며, 이곳을 떠나 다른 곳을 찾아보자고, 이 세상에서 새로운 운명을 창조해보자고, 새로운 기회와 모험을 탐사해보자고, 이 세상에서 새로운 운명을 창조해보자고 유혹했다. 전사와 영기는 서로 뗄 수 없이 얽혀 있어 전사가 죽어도 그 영은 말총에서 영원히 산다고 했다. 전사가 살아 있는 동안 말총 깃발은 그의 운명을 싣고 다녔으며 죽으면 이것이 그의 영혼이 되었다. 전사의 육신은 바로 자연에 버려지지만, 영혼은 그 말총에 영원히 살며 후손에게 영감을 주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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